엄마

책에서 읽었던 스토리입니다. 개인적 느낌을 조금 붙여 전달해드립니다. 모자가 있었습니다. 아들은 40대 중반쯤, 어머니는 백발이 성성해서 나이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아들은 항상 목발을 짚고 엉덩이를 뒤로 쑥 뺀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걸음을 걷습니다. 아마 혼자서 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듯싶습니다. 작은 체구의 어머니는 뒤를 따라가며 아들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들이 넘어질라치면 어머니는 황급히 일으켜 세웁니다. 그런 동작을 되풀이 합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구름이 잔뜩 몰려들어 당장에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는데 그날도 사내는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에서 입을 꾹 다문 채 조심스레 걸음을 내딛고 있었습니다. 한 손에 목발 대신 얇은 지팡이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과 다른 모습은 사내의 뒤를 지키던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설마…

사연을 들었습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한 뒤 몸이 불편한 아들을 홀로 키우며 삯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가던 어머니는 심한 복통에 시달리다 병원을 찾았는데 위암 말기 판정을 받습니다. 그리고 남은 날은 길어야 1년이라는 것입니다. 늙은 어머니 는 그 날 이 후 틈 나는 대로 산책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과 함께…

아들을 억지로 끌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머지않아 어머니라는 존재 없이 세상에 남겨진 아들에게, 어떻게든 두 발 로 서서 삶을 헤쳐가게끔 걷기 연습을 시킨 것입니다. 이는 다리가 불편한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 그리고 마지막 선물인 것입니다.

아들은 오늘도 혼자 걷습니다. 품새는 불안합니다. 다리를 지탱하는 뼈가 없는 것처럼,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위태롭게 발을 옮깁니다. 그의 양 볼엔 땀인지 눈물인지 분간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노모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걷는 것 같습니다. 감히 짐작 할 순 없지만…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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