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해본 사람이라면 무엇을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버려야 한다고 목록을 적고 다짐을 해봐도 정작 이사하는 날에는 다시 하나하나 주워담고 있는 자신의 모습들을 쉽게 발견하게 되지요. 쓰던 낡은 물건을 버리는 것도 그만큼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버려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는 자신의 신념을 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어떠합니까? 절망의 어두운 그림자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기독교가 이 땅에 존재하는 목적을 이미 상실했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버려야 할 때 버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버리셨습니다. 이 세상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승리는 바로 버림의 승리였습니다. 부활의 영광은 오직 버릴 때 얻어집니다. 하나님을 따르기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물질과 명예에 대한 욕망도, 미워하는 마음도, 신앙적 편견도 다 버려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을 버린 사람들 , 세상은 그들에게 “미련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이라는 이름을 지어줄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가지려고만 하는 이 세상의 흐름은 모든 것을 버릴 줄 아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소수의 경건한 “미련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들에 의해서 새롭게 바뀔 것입니다.

세상이 주는 가치관은 나를 채워감으로 내가 성공하는 것이지만, 우리 주님이 주시는 가르침은 나를 버리는 것이 곧 승리라는 세상과 반대되는 삶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이 땅에 오심도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라고” 선포하고 있지요. 그 러 므 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버림을 위해 부름 받은 자들임을 기억하기 원합니다. 바울도 자기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예수님을 위해 모든 것을 기꺼이 버릴 수 있는 경건한 바보들이 늘어날 때 그들로 인해 세상은 따뜻해 질 것이며 주님 나라는 그만큼
가까이 오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그 자리로 저와 여러분을 부르시고 계십니다.

-전지운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