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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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 소설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이란 책입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교회 권사님이 기차 안에서 자신의 귀중품이 든 파우치를 잃어버립니다. 그런데 그 파우치를 습득한 사람이 전화를 주는데, 그 사람은 서울역 노숙인입니다. 권사님은 고마운 마음에 노숙인을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오라하여 도시락으로 식사를 대접합니다. 그리고는 앞으로 언제든 배고플 때면 와서 도시락을 먹으라고 호의를 베풉니다.


이후 노숙인은 매일 같이 정한 시간에 권사님의 편의점에 들려 도시락을 먹는데 꼭 폐기할 도시락만 먹는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불량배들의 행패로부터 권사님을 다시 한 번 돕게 되고, 마침내 편의점 야간 알바로 일하게 됩니다. 이제 노숙 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 노숙인은 ‘독고’라고 불리우는데 알코올성 치매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을 더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이 편의점에서 놀라운 일을 하게 되는데, 편의점에 찾아온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는 겁니다. 사실 말이 느려 대답을 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책에서는 (…)으로 표시됩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옥수수 수염차를 따라주는 것인데 이것 만으로 사람들의 아픔과 문제가 해결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독고에게 푸념을 털어놓고 독고는 들어주고 차를 내어줄 뿐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독고 자신의 아픔과 상처도 치유 받게 됩니다.


책장을 덮으며 교회를 생각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바른 사역을 하고 있는가? 숨 가쁘게 살아가는 이민자를 위로하고 있는가? 뉴욕에 수많은 ‘독고’들에게 참된 자신을 발견하도록 돕고 있는가? 불편한 편의점과 같은, 파킹장도 없고, 넉넉한 공간이 없는 불편한 교회이지만, 이민자들에게 따뜻한 옥수수 수염차를 내어주고, 그들의 사연을 들어줄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해 봤습니다. 아무튼 유쾌한 상상력을 더해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하는 바입니다. 잘 돌아왔습니다.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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