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신영원선교사
고등학생 수업
5년전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환경이었습니다. 그때는 국립 대학에 들어가려면 수학 시험을 통과 해야 했고, 그 수학 시험은 공립 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풀 수 없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들이었습니다. 특히 국립 공대 입시 문제는 어려워서 전체 수험생 평균 성적이 100 점 만점에 20 점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니카라과 출신의 한 사업가가 니카라가 전국적으로 수학을 특별히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개발 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국립 공대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국립 공대를 제대로 들어 보지도 못한 많은 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고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점점 시험의 비중이 줄어들더니 지금은 입학 시험 자체가 없어졌고 고등학교 내신성적 으로만 입학 당락을 결정 짓고 있습니다. 주변의 녹녹치않은 환경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능력을 제대로 활용 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는 대학 입학이 더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부모가 신경 쓰지 않은 대부분은 애들은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혹시라도 고학년이 되어 마음을 잡고 공부를 열심히 하려 해도 그때까지 의 낮은 성적을 보충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전에는 1년 정도 대학 입학 시험 공부를 열심히 해서 시험 성적이 높으면 낮은 내신성적 으로도 대학을 갈 수 있었고, 우리 그룹에도 그런 대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입학 시험이 없어졌기때문에 특별히 수학을 더 공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는 것입니다. 그중 가장 최악의 경우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힐로아 동네의 고등학교 졸업 반 학생들 입니다. 학교에 수학 선생님이 없어서 못 배우고 있는 데도 수학 성적은 어찌어찌 나올 거라는 기대를 하면서 정작 대학교에 가서 필요한 기본 수학을 배우는 것에는 관심이 적습니다. 저는 수업 전날 준비를 하고 수업 날 새벽부터 오랜 시간 교통체증 속을 운전해서 8시 이전에 힐로아에 도착하는데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이 몇명 안될때에는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4년 전에 이곳 힐로아로 이끄셨던 하나님께서 이제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신호를 보내 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먼 곳을 다니는 것이 피곤해져서 더 편안한 곳으로 옮겨서 사역 하고 싶은 내 마음을 안 사탄이 유혹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당근과 채찍을 사용해서 학생들이 꾸준히 공부하도록 독려하며 가르치고 있습니다. 숫자와 그리 친하지 않지만 꾸준히 출석하는 Martha 가 지난주에는 비를 맞고 먼길을 걸어와서는 혼자 앉아 있는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Martha는 수학을 잘 못하지만 계속 배우고 싶고 또 대학에 가서는 방송통신 쪽을 공부해서 TV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성적이 낮아서 그것이 불가능할 때는 과학을 가르치는 교육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성실한 Martha가 계속 공부해서 대학도 입학하고 내년부터는 함께 성경 공부를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대학생 짠찌또들
토목공학과 삼학년에 다니는 제이미는 학교의 전통 무용 부에서 무용을 배우고 싶었지만, 집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공연을 준비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저녁 늦게까지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때는 집으로 가는 버스가 끊어져 집에 갈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중 학교 부근에 사시는 이모 할머니가 제이미를 자기 집에 살게 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제이미는 통학 시간에 뺏겼던 하루 4시간을 전공 공부 하는데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무용 학원을 찾아서 다니면서 그동안 못이뤘던 꿈을 펼칠 기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공대 삼학년이라서 전공 공부를 따라가기도 벅차 할 텐데 그래도 Jeymi 에게는 춤을 추고 싶은 아티스틱한 소망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았고 또 하나님께서 이렇게 기회를 허락하셨습니다. 아직 교회를 정하지 못했지만, 성경 공부 준비를 철저히 해 와서 다른 친구들의 모범도 되고 있는 Jeymi 의 과외 활동을 저희도 적극적으로 지지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주말 저녁에 루벤 다리오 라고 하는 국립 공연장에서 발표회를 한다고 해서 저희 부부가 가서 축하해 주었습니다. jeymi 의 가족들은 올 수가 없어서 저희가 찍은 비디오 영상을 감상 하는 것으로 만족 해야 했습니다. 준비 기간이 오래 지 않았지만 훌륭하게 주어진 역할을 잘 감당 해내는 Jeymi를 보면서, 주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학교 생활과 취미 생활을 잘 해 나가기를 기도 했습니다.
우리 대학생들이 다들 이성에 관심이 있는 나이인데, 어느날 여학생들과 그녀들 남편들이 지금 초등학교에 다닐까 중고등학교에 다닐까 라고 물으며 농담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 여학생이 자기는 결혼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 했다는 뜻밖에 얘기를 했습니다. 어렸을 때 좋지 않은 폭력 경험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는데 그 이후로 가족들의 극진한 사랑과 또 하나님을 잘 믿는 과정에서 치유함이 있어 많이 회복 된 것 같습니다. 제 아내가 그 애를 붙들고 하나님이 얼마나 그를 사랑하는지 또 그 사랑으로 상처는 이미 치유 되었고 이제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배필을 만나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살게 될 것이라고 얘기해주었습니다. 우리 대학생들 각자 각자는 지금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다들 경험 했었고 또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텐데 주님의 사랑과 말씀으로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공동체에서 함께 생활 하면서 주님의 사랑과 말씀을 알아가고 경험 하기를 소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과 매주 꾸준히 성경 공부를 하고 있고 대부분의아이들이 와서 함께 식사 하고 또 말씀을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함께 말씀을 나누는 이 시간들이 정말 큰 주님의 은혜 입니다.
대학생들의 망고 사역도 그치지 않고 계속 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바쁜 기말 고사 시험 기간이어서 적은 수의 임원이 참가 하기도 했지만 매주 토요일에 이 어린이들과 만나서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6월에는 니카라과 의 어린이날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등 특별한 일들이 있어서 공부 하는 날 보다도, 게임을 하면서 함께 즐거운 액티비티를 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