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하은교회에 처음 방문한 뒤, 햇수로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멋대로 살던 청년이, 전도사로 바뀌더니, 그리고 지금은 목사가 되었네요. 하나님의 섭리는 참 놀랍습니다.

하은교회를 통해 훈련받고 성품과 영성이 성장하는 큰 복을 누렸습니다. 10년 전 하은교회 사역자로 부르심을 받아 지금까지 200명이 넘는 주일학교 자녀들을 만나고, 20명 가량되는 교사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우리 자녀들이 선교지라 생각하고 열심히 섬겼습니다. 자녀들이 믿음안에서 잘 성장하는 것을 보며 하나님과 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였습니다. 그리고 몇몇의 자녀들이 성장하여 다시 주일 학교, 중고등부 교사로 섬기는 모습을 볼 때, 제가 하나님께 쓰임 받고 있다는 그 감격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또 저와 함께하던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결혼을 하고, 그 가정을 통해 자녀가 태어나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 때마다 하나님께서 하은교회를 사랑하시고 계시고 일하고 계심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하은교회는 저에게 너무나도 특별한 곳이였습니다. 하나님을 만나고 새생명으로 거듭난 곳, 부르심을 받은 곳, 평생의 동역자를 만난 곳, 가정을 얻은 곳, 삶의 이유와 방향을 찾은 곳 이였습니다. 하은교회가 없는 제 삶은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하은교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새로운 곳으로 간다는 설렘과 기쁨보다, 어린아이가 부모와 떨어지는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섭니다. 그리고 교회가 어려운 때에 떠나간다는 죄송한 마음이 더 큽니다. 그래도 제 손 꼭 잡아 주시며 필요한 일이라고 격려해주시고, 축복하여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하은교회를 통해 받은 가장 큰 복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좋은 성도님 만날 수 있는 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족한 사람을 세워 주시고, 그래도 사역자라 존중해주시고, 수많은 실수와 연약함에도 보듬어 주시고 참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새로 가는 교회에서도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겠습니다. 특별히 하은교회가 키워낸 목사라는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해 사역하겠습니다. 부족한 자가 변치 않도록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